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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꽃지고 꽃대만 남은 겨울연꽃 얼음속 ‘씨앗품은열매’가 있다 2004-01-16 15:56

현대불교
서기 2001년 2월 14일 수요일 제306호
꽃지고 꽃대만 남은 겨울연꽃       얼음속 ‘씨앗품은열매’가 있다

꽃 진자리. 어쩌면 그것은 ‘현존하는 과거이거나 혹은 미래’의 실상일지도 모르겠다. 꽃다지고 난 뒤, 앙상하게 마른 겨울연꽃. 그 모습에서 지난여름 활짝 폈던 연꽃을 보거나, 올 여름 붉게 피어날 연꽃을 떠올린다면 지나친 상상일까? 〈인과경〉에서 부처님은 현재에 담긴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이렇게 설명했다. “전세(前世)에 지은 인(因)을 알고자 하는가? 금세(今世)에서 받고 있는 과(果)가 그것이다. 후세(後世)에 받을 과(果)를 알고자 하는가? 금생(今生)에서 만드는 인(因)이 그것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에서 겨울 연꽃을 만난다. 그리고 비로소 ‘삼세’라는 시간의 의미와 〈인과경〉의 참뜻을 새긴다. 그 곳에서 본 건, 정확히 말하면 연 ‘꽃’이 아니다. 꽁꽁 얼어붙은 강물 위로 삐죽삐죽 고개를 내민 건 꽃잎을 다 보내고 혼자 남은 꽃대다. 발로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꽃대 옆엔 벌집 모양의 열매가 얼음 속에 얼굴을 묻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진한 갈색이 되어버린 열매는 속이 타원형의 씨앗을 품었다. 흔히 연실이라고 부르는 이 씨앗은 수명이 아주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1년경 일본에선 땅 속에서 2천~3천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씨앗 세 개를 발견한 적이 있다. 이것을 1953년 4월 도쿄의 박물관에 심었더니 싹이트고, 3년 후인 1956년 8월 꽃을 피웠는데 바로 연꽃이었다. 연씨의 이런 강한 생명력은 불교가 성립되기 전부터 빛과 생명을 상징하는 꽃으로 받들게 했고, 불교 성립 이후에는 부처님의 진리를 상징하는 꽃으로 자리잡았다. 인도가 원산지인 연꽃은 수련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이다. 연과 수련으로 나누는데 물 위로 줄기가 높고 솟고 잎이 큰 꽃이 연이고, 잎이 수면에 떠 있고 꽃줄기가 수면에서 약간 솟아 핀 것을 수련이라 한다. 불경에 나오는 연꽃은 타원형을 한 수련이다. 연은 7~8월에 잎자루와 뿌리줄기 사이에서 꽃대가 올라와 꽃이 핀다. 꽃이 지고 나면 10월에 벌집 모양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으며 그 속에 단단한 씨앗이 들어있다. 연은 색에 따라 백련, 청련, 홍련, 황련으로 나누는데,〈화엄경〉에서는 이를 각각 분다리화, 우발라화, 파두마화, 구불두화라 부른다. 분다리화는 부처님을 뜻하고 우발라화는 부처님의 눈, 파두마화는 부처님의 손과 발을 나타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피는 꽃은 주로 홍련과 백련이고, 청련은 인도, 파키스탄 등지에서 자란다고 한다. 특히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의 꽃으로 불교에서는 ‘보리심’ ‘청정무구한 불성’을 상징한다. 〈아미타경〉에 나오는 연꽃은 극락정토의 상징이며 〈화엄경〉에서의 ‘연화장 세계’도 부처의 세계다. 연꽃은 다른 식물들과 달리 꽃과 열매가 동시에 생긴다. 이는 모든 중생이 태어남과 동시에 지니게 되는 ‘불성’을 상징한다. 또한 연꽃은 밤에는 꽃잎을 오무렸다가 아침마다 새롭게 피어난다. 태양과 함께 피고 태양과 함께 지는 까닭에 연꽃의 생김새를, 축을 중심으로 방사선으로 퍼진 바퀴살에 비유해 윤회의 가르침을 암시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심청전〉에서는 인당수에 빠진 심청은 연꽃으로 다시 인간 세상에 태어났다. 이때의 연꽃은 환생의 상징이다. 연꽃에 담긴 이러한 의미들은 피사체로서 갖는 매력으로 이어진다. 불자가 아니라도 사진 찍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연꽃을 렌즈에 담아본다. 여기에도 근기(根器)는 있다. 연꽃의 뛰어난 겉 아름다움만을 좇는 사람은 한여름 한창 꽃필무렵의 연꽃을 찾는다. 그러나 그 너머의 아름다움을 보는 사람에게 연꽃은 겨울이 제일이다. 빙판에 미끄러져 카메라 렌즈를 깨뜨리면서도 그들은 새벽이면 연꽃을 찾아 떠난다. 겨울 끝머리, 뿌연 안개 속에서 연꽃은 말한다. 삶과 죽음이 한 쪽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다. 순간순간의 현재가 과거가 되고, 또 그렇게 미래가 현재가 되는 도리가 시간의 실체다. 시간이 어떤 방향으로 펼쳐지든 과거와 현재, 미래는 마디지어져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시간은 ‘지금 이순간’의 형태로밖에 존재할 수 없다. 겨울 연꽃은 또 이렇게 말한다. ‘현상만을 고정 불변의 실체로 여겨 집착하지 말 것이며, 인과의 철칙은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음을 투철히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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